묘갈의 정식명칭은 ‘청송성선생묘갈명병서’(聽松成先生墓碣銘幷書)다. 묘갈명에서 성공(成公)이라 하지 않고 성선생(成先生)이라 칭한 것은 도학자로서의 학문의 높음과 절의를 존중한 표현이다. 퇴계는 부친 묘표에 ‘先公’이라 적어 자신은 先生이라 부르지 않고 묘표에 ‘퇴도만은진성이공지묘’으로 李公을 적도록 했다. 퇴계와 고봉의 서한에서 ‘先生’이 ‘公’보다 위계가 높은 것으로 정의한다. 퇴계가 ‘청송선선생’이라 칭한 것은 정암 조광조와 성수침의 학맥을 깊이 인정한 명칭이라 할 수 있다. 성수침의 묘갈은 주자가례의 예법에 따라 장례를 치렀기 때문에 성혼의 정성이 배어있는 비석이다. 이 묘역 조성에 참여한 인물은 사촌인 대곡 성운과 아들 성혼이 남은 자료를 정리했으며, 묘지문과 만사를 쓴 기대승, 행장은 이이가 적었으며, 이황은 그 행장을 바탕으로 묘갈명을 적어 당대 최고의 성리학자들의 결집이 묘갈명에 나타난다. 퇴계의 묘갈명 37기 중 ‘先生’이라고 기술한 것은 성수침 묘갈이 유일하다.